제 감정과 마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여름방학, 생각이 많던 시기에 우연히 열어본 메일함에서 <꽃청춘 희망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소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시기부터 자존감이 낮고 모든 순간에 열정적이지 못한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막연히 상담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였는데 좋은 기회가 찾아 온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참가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수가 적은 저에게 상담 선생님께서 먼저 이것저것 물어봐 주시고 소소한 말을 주고받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셔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상담시작에 앞서 몇 가지 주의사항들, 상담 횟수라든지 상담의 외부유출금지 및 예외라든지 자칫 상담을 받는 저에게 민감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진지하고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서 신뢰가 갔습니다. 처음 받아보는 상담이라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무 감정적이거나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지만, 선생님께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상담을 꾸준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때로 감정이 북받쳐 말을 할 수 없을 때에도 제가 다음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 주셨던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상담 선생님에게 저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고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상담에 스스로 찾아온 것에 대한 책임도 있었고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셔서 계속해서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인에게 마음의 어두운 면을 말하지 못하던 제가 상담실에서 말하는 모습에 스스로 생소하기도 했고, 상담을 받고 나서 찾아오는 더 우울한 감정에 ‘제자리 걸음이면 어떡하지?’ 하는 의문점과 불안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저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행동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왜 그런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상담을 받으며 느낀 우울감이 문제를 마주보게 되면서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동안 저를 찾아오는 우울한 감정에 발목이 잡혀 반복되는 가운데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고, 부족한 사람이다.’고 생각하였고 이러한 생각과 감정들이 제 생활과 학업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자체가 저에게는 큰 발견이고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무기력한 감정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떠한 해결방안을 찾지도 못했고 찾지도 않았는데, 상담을 통해 조금이라도 제 감정과 마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상담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대로 자신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노력들을 하고자 합니다. 드문드문 써왔던 일기를 쓰는 횟수도 늘리고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조용한 곳에서 저에게 저만의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찾아오던 우울한 감정이 올 때에 휩쓸리지 않고 지켜보는 연습도 할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이 끝난 후에 감정들이 엉키려고 했을 때 스스로 괜찮다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처럼 상담을 통해 조그마한 전환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만, 상담을 통해 찾지 못한 답을 얻는 것이 첫걸음이 되었듯이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학우들이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